지난번 파라과이와의 평가전때 이상하리만치 언론에서 설레발을 안쳐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나라 축구의 색깔이 잘 나타나있는 경기였고 모든 선수들의 투혼은 솔직히 좀 감동적이기 까지 했다. 물론 후반에 투입된 이동국의 흐름을 끊어주는 맥커터로서의 확실한 위용을 보여줘서 명불허전이란 생각이 들긴 했었지만...


어제 경기는 비록 우리가 1:3으로 지긴 했지만 전후반을 통털어 코스타리카의 경기력은 대단했다... 그에 맞서는 우리팀의 경기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전이니 지고 이기는게 그렇게 중요하진 않지만 어떤 경기도 져서 좋을건 없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팀이 보여줬던 압박과 근성은 좀 보태서 감동까지 줬다...


그제 AFC U19 조별예선때 일본한테 1:2로 깨진거는 절망을 느꼈다면 어제 1:3으로 진 대표팀은 희망을 주기해 충분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가 본 우리팀은 코스타리카에 밀리거나 지레 겁먹는 팀은 아니었기에...


물론 심각한 구멍은 뭐...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이동국이었다... 왜 풀타임을 뛰게 했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2선 공격수들의 속도에 대응하지 못하는 느려터진 움직임과 위치선정 능력은 쌈싸먹었는지... 어쩜 그렇게 느리고 어리석은 플레이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청용, 손흥민의 가공할만한 속도와 기술로 뭔가 될 듯 보이면 여지없이 그 흐름을 끊어먹는 대단한 쉑휘...ㅠㅠ


경기는 졌다. 첫번째 골은 누구라도 막을 수 없는 환상의 슛이었고 거기에 어떠한 핑계도 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두번째 골은 우리가 후반초반에 진영이 가다듬어지기 전에 그냥 한방 맞은 느낌? 문제는 세번째 골... 이건 솔직히 골키퍼 챠징이었단 생각이다... 또 물론 약간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기성룡이 넣었던 골은 오프사이드라고 보기엔 다소 애메한 부분도 있었거든...


어제 진 대표팀을 두둔하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최강희, 홍명보가 망가뜨려놓은 우리나라 축구의 뭔가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무엇보다 기쁜건 이청용의 체력과 기술이 예전 수준으로 올라갔고 기성룡의 주장으로써의 플레이는 기분좋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해줬다... 말할 나위 없이 클래스가 다른 흥민이의 경기력도 충분히 행복했고... 다른 선수들도 다 잘했다. 이동국만 빼고...


요르단과 이란과의 A매치가 11월에 있다는데 아쉽게 그때 독일 출장이 잡혀있어서 보지는 못하겠지만 기대가 된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하고 무거운건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경기였다... 딸랑 두경기로 슈틸리케 감독의 평가를 하는건 속단이자 시기상조일 수 있겠지만 두 경기를 봤을땐 충분히 우리나라 축구의 부활을 기대해보게 된다...

Posted by 성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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