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이 벌어질때까지는 사실 좀 걱정스러웠다. 그때만 해도 일본이나 이란 같은 나름 짜증나는 상대들이랑 붙어야 하는데 우리는 핵심선수들이 이탈을 하고 있어서... 특히 이청용의 부상은 너무도 뼈아프게 느껴졌었걸랑...

 

근데...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일본이랑 이란이 떨어지면서 좋기도 했지만 왠지 김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고... 우리가 넘어야 할 상대는 호주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참으로 괴상한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었다...--;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오히려... 혈투끝에 우리가 준우승을 차지한다면 어떨까... 하는 예상을 했었고... 마치 내 바람을 들은 듯이 우리나라 대표팀은 정말 결승전다운 명승부끝에 패배를 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내가 원했던 시나리오였다... 음... 우승이 좋지만 그것보다 준우승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건... 울나라 축협의 설레발이 꼴보기 싫어서이기도 했고.. 슈틸리케 감독이 할 말을 더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기대했기에...^^

 

준우승이었지만 나로서는 너무도 행복했다... 비록 결승전이 끝나고 잠시... 아니 솔직히 한참을 허탈함에 빠져있긴 했지만... 그래두... 정규시간이 끝나고 추가시간에 흥민이가 동점골을 넣고 울나라 붉은악마들한테 뛰어가 함께 환호하던 장면은 정말...ㅠㅠbb

 

이 대목에서 정말 전율이 일었다...ㅠㅠbbb

 

음... 뭐가 바뀌었을까... 우선 선수선발에서 편견없는 또 거지같은 추천없는 그런... 감독의 혜안으로 대표팀에 함께 하게 된 선수들의 활약이 너무도 멋졌고... 신구조화라고 하면 말이 될까? 나름 큰 대회에서는 베테랑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필요했다고 생각했는데... 차두리랑 곽태휘가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게다가 클라스가 다른 손흥민, 기성용, 박주호 그리고 내가 본 최고의 수훈갑인 김진수...

 

무엇보다도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줬던 변칙적인 용병술은 아주 인상적이었다는거...ㅠㅠbbb

 

이번 아시안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제 더이상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나라들은 없다는 사실이었다... 마치 상향평준화된 느낌? 팔레스타인이나 북한같이 정말 수준이 떨어지는 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재밌고 축구를 보는 재미를 줬던 경기들로 즐비했던 대회...^^

 

앞으로 우리나라 축구가 해결해야할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울나라 대표팀 감독인 슈틸리케가 잘 짚어줬고 아직 그 처방이 완벽한지는 모르겠지만 방향성을 설정하는데는 충분하다는 개인적인 느낌...

 

뭐... 또 이러더 성적이 안좋으면 또 기래기들이 똥같은 기사들을 쏟아내면서 매도를 하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슈틸리케가 보여줬던 모든건 좋았다는 생각...^^

 

김진수라는 풀백 자원이랑 정말 세계수준이 뭔가를 보여준 기성용, 박주호 그리고 손흥민이 보여줬던 활약만으로도 결과와 무관하게 난 정말 행복했다...

 

잘 했다... 울나라 축구대표팀... 이번 기회에 축협 쓰레기들이 정신을 차리던가 아님 아예 뭐 잡고 반성하는 차원에서 자리를 내놓던가... 했슴 좋겠다... 응?

Posted by 성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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