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슬프게도 나보다 한살 어린 신해철이란 음악인이 세상을 등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폐혈증이란 소식을 듣고는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젊으니까... 아직 젊으니까 이겨내길 바랬는데 아쉽게도 그렇게 그는 떠나갔네... "굿바이 얄리~"


내가 대학 2학년을 지내고 겨울방학을 맞이할 즈음에 동국대에 댕기는 중학교 동창넘이 대학가요제에 나간다고 곡을 써달라고 해서 써줬었다... 운이 좋게도 최종예선까지 올라갔고... 살마키스에서 건반을 치던 석호랑 나랑 둘이 가서 반주를 해줬었다... 전날 술을 떡이 되게 마셔서 상태는 완전 메롱이었고... 기타를 어떻게 쳤는지... 게다가 내가 쓴 노래인데도 코드 진행을 까먹을 정도로 개판을 쳤었던 기억... 심사의원이었던 박원웅 옹은 나보고 "저 친구는 왜케 아파보이냐..."라고 했었지..--;


어쨌든 우리 순서의 전이었는지 그 다음이었는지 기억은 확실치 않지만 무한괘도라는 밴드로 등장한 키작고 왠지 댄디한 느낌의 기타리스트이지 보컬리스트였던 신해철은 나를 충분히 놀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저 너무도 보편적인 멜로디 라인... 심지어 동요스러운 멜로디의 노래와 연주... 하지만 노래 끝자락에 반전... "내 삶이 끝날 때까지~"라고 템포와 코드가 바뀌던 그 부분은 술이 확깨버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무한괘도라는 밴드로 냈던 앨범을 듣고는 참 노래를 예쁘게 만드는 친구구나... 근데 보컬 톤은 분명히 락인데... 라는 생각을 했었고 재즈카페라는 노래를 듣고는 이 친구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참으로 넓고도 날카롭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기 이 친구가 디제이를 할 때 우리 밴드 살마키스를 그의 프로그램에서 언급했다는 야그를 들었다... 딥퍼플의 이언길런과 리치블래모어처럼 기타와 보컬로 잼을 하던 밴드가 헐리우드 파고다 극장에서 공연을 했고 우리 공연을 봤다는 그의 언급을 직접 들은건 아니지만 내 친구 창원이 듣고는 전해줘서 그 후로는 왠지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괜한 친근함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던 부분도 그런 감정에 일조했겠지...


그의 목소리가 락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한동안 이 친구나 내놓는 앨범은 그렇지 않아서 실망아닌 실망을 했었지만 넥스트로 부터 시작된 락의 색깔은... 그리고 점점 익스트림하게 깊어지는 그 락의 영혼은 참 맘에 들었었다...


군대가기전에 내게 열등감을 줬던 음악인은 김현철, 신해철이었고... 제대후에는 서태지였다...


그렇게 내 음악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했던 사람들 중에 한 친구였다... 이렇게 허망하게 가는구나...


한번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어느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그의 말이 지금 나의 폐부를 찌른다...


"꿈을 이룬다는건 성공의 여부가 아니라 자기가 행복해지는 거다"라는 말... 문득 내가 지금 행복한지... 되묻게 되는구나... 나보다 한 살 어리니까 그냥 편하게 야그할께... 해철아~~ 잘 가라~ 아직도 내 아이튠즈 라이브러리에는 너가 만들었던 노래들이 많이 저장되어있고 들을 때 마다 참 재밌고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아마 그런 음악을 해보고 싶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

Posted by 성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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