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라는게 참...

넋두리 2017. 10. 24. 11:16

반백년을 살면서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 몇개 있다. 그치만 절대로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추억도 분명히 있다. 근데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뭔가 내 기억이 왜곡되고 변질되는걸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스스로를 포장하는 기술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중딩때 쌈박질 하고 댕겼던걸 지금와서 좋게 포장해서 기억을 하려고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더만... 나는 따지고 보면 국민학교 댕길때 덩치가 두번째로 큰 넘이었지만... 게다가 태권도까지 배워서 싸우려면 잘 싸울 수 있었지만 겁이 많아서 걍 맞고 댕겼다...


그게 너무 싫어서 까까머리 중삐리가 되서는 의도적으로 쌈을 하고 댕겼다. 마치 무림에서 도장을 격파하고 댕기듯이... 어느정도 주먹질로 인정을 받고 나한테 개기는 넘들이 없을 때 쯤... 나도 모르게 일그러진 영웅처럼 굴었던 적이 분명히 있었을거다. 그치만 내가 기억하는건 내 친구들을 지켜주는 정의의 주먹으로 왜곡하고 변질 시켜서 기억을 하고 있으려는 노력이 있었을 거라는거지...ㅠㅠ

이제 와서 너무 늦어버렸지만... 정말 미안하다... 


이제는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친구들이지만 내가 못되게 굴어서 상처를 받았을거라 생각이 드는 친구들...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 후회가 많이 된다... 갚을 수 있다면 갚고 싶다...


어차피 내가 살아온 자국들이고 기억의 편린이라고 하지만 나는 분명히 내가 기억하고 싶은거만 기억해왔던 것 같다. 나는 분명히 잘 못된 행동을 많이 했던 양아치 깡패였다...


고딩때 의외의 인물에게 줘터지지 않았다면 여전히 그따위 짓거리를 하고 살았을 수도 있을른지도...


미안하다... 대신... 내가 죽는 날까지 내가 생각하는 올바름만 행하고 살려고 노력할께... 


오늘은 참 이상한 날이다... 나를 돌이켜보면 만화를 잘 그리던 어린이... 음악을 많이 들었던 청소년... 쌈을 잘 해서 내 친구들이 적어도 딴넘들한테 건들면 안되는 존재로 생활할 수 있게 해준 쌈꾼... 그리고... 기타리스트... 맥빠... 이런 기억만 하려고 했던 나를 혼내주고 싶다... 아주... 심하게 혼꾸녕을 내주고 싶다...--;

Posted by 성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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