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광주민주화운동'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5.18 5.18 민주항쟁 30주년... 2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네... 점심먹으면서 뒷자리 직원들끼리 하는 예기를 들었다... 그냥 흘려들으려고 했지만 그렇게 못했다... 숫가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더군...

"오늘이 5.18이래매?"

"그렇다네..."

"그게 뭔데?"

"...."

모르는 어린친구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잊혀져도 될 성질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수없이 사라져간 이름없는 열사들과 양민학살이 성공한 쿠데타로 포장되면서 역사바로잡기에서도 비껴간 사실...

이대로 잊혀지고 한낮 한때의 사건으로만 기억이 되어진다면 또다시 그 처참했던 역사의 사실이 오늘에 재현될 수도 있기때문에... 이대로 잊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두 아들넘들은 알고 있을까? 아빠의 중학교 1학년 시절 서슬퍼런 총칼이 학교를 돌아댕겼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댓가로 얻어낸 지금의 민주주의라는걸...

고등학교 시절... 왜그렇게 건대, 세종대에서 데모를 해대는지... 한여름에도 최루탄때문에 창문을 꼭꼭 닫고 수업을 했어야 했는지... 집에 오는 길에 손수건으로 입을 틀어막고 철조망이 쳐진 녹색버스들이 왜그렇게 즐비하게 거리에 가득 서있고 그 더운 여름에 전투경찰들은 자기몸의 두배는 되보이는 두꺼운 작전복을 입고 길거리에서 거지처럼 밥을 먹으면서 멍한 눈을 하고 있었는지... 나 또한 몰랐다...

하지만 사실을 알게 된 후에 느껴졌던 당혹감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내게 느꼈던 분노와 당혹감을 지금 어린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들의 뇌리속에도 일본을 떠올리면 반서적인 적개심을 드는 것 처럼 우리의 역사 속 한장에 쓰여있는 살인마에 대한 기억도 또렷하게 남겨져 있기를 바라는거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구겨진 역사의 한 장을 펼 수 있게 되길 바라는거다... 이대로 잊혀지게 되면 또다시 그런 살인마들이 총칼로 우리를 짓밟게 될까봐...

오늘 점심에 내 뒤테이블에서 들려온 대화에 난 아무런 말도 더하지 않았다. 그리곤 갑자기 써진 밥맛에 대충 남은 음식을 곱창에 때려박고 일어섰다...
Posted by 성욱아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