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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30 시차를 심하게 겪고 있군...--;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시차때문에 고생을 한다는게...--;

낼 월말 마감을 위해 일찍 출근해야하는데도 아직 잠을 못 이루고 있다...ㅠㅠ 저녁을 먹고 애들하고 개콘을 보고나서 쉽게 잠이 들 것 같았는데 막상 자려고 누으니 말똥말똥~~~ 조금전까지 억지루 자려고 딩굴다가 결국 맥주를 한캔 깠다... 틀림없이 냉장고에 두개 있는 것을 봤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누라가 하나 뽀갠 모양이다...--;

한시반까지 못자고 딩굴다가 결국 깡맥주하나를 까고 다시 누웠는데도 의식은 더욱더 또렷해졌다... 결국 그간 모아놓은 술... 마시지는 않지만...--; 브랜드가 따져있길래 한병 들고와서 마시고 있다...--; 대따 맛이 없다...

정말 아까 저녁때 출출할때 마누라랑 나가서 회를 떠다가 소주를 마셨어야 했나보다...ㅠㅠ 이렇게 잠을 못이루면 예전과 다르게 몸이 많이 힘들던데... 조금전 남희석이 진행하는 중년남성들에 대한 애환을 다룬 토크쇼를 봤는데 내겐 그다지 공감가는 내용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무시할 것들도 아니었다... 그때 받은 인상적인 표피적 자극이 내게 잠들기까지에 시간을 요구하는건지는 몰라도 생각이 좀 많아졌다...

나로서 살아가는 인생이기 보단 누구의 아들,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로서의 삶이 더 익숙하니까... 만약 내가 경제력을 상실한다면... 예전 IMF때 비일비재하게 생겼던 사회병리학적 문제처럼 내가 가장으로서의 역할마저 상실하게 될 것인가?

문득 무서워지기도 한다... 깊은 밤이 주는 묘한 감성적 자극이 나를 더욱더 민감하게 만드는지 아니면 지금 마신 맥주와 브랜디가 날 더더욱 예민하게 만드는지 몰라도... 무서워진다... 다름아닌 내가... 참 우습게도 무서운 이유가 내가 나로서 살아가지 못함때문이 아니라 이런 내 해묵은 습관적 삶을 내 스스로 내팽겨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물론 낼 아침(만약 내가 지금 잠이 들 수 있다면...)엔 이런 감상적인 사고를 했다는 내 자신에 대해 코웃음을 치게 될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이순간... 지금..... 이 순간만은...내 감정에 굉장히 솔직하게 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침대에서 곤히 잠든 옆지기의 숨소리가 내 타이핑소리때문에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조심스러워지는 내모습이 과연 내게 솔직한 건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제 자야겠다... 취했기에... 잠들려고 마신 맥주에... 모자라게 느껴져서 더 마신 브랜디에... 그리고 내 스스로의 감흥에... 취했기에...

이번엔 꽤나 심하게 시차를 겪고 있다...
Posted by 성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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